딩크족이라는 단어가 있다. Double Income No Kids의 첫 글자를 딴 약자로 아이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를 말한다. 나는 딩크다. 결혼을 고려하기 시작한 20대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고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지금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도 가치관이 맞아서, 똑같이 딩크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갖는 것은 자연스럽고 동물의 본능 중 하나이다. 아무도 왜 아이를 낳냐고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반대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면 왜?라고 묻기 마련이지. 왜일까? 나는 아이를 갖기 싫은 이유에 대해 정말 오랜 시간 고민했고 지금도 그렇다.
아이를 갖고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보통은 배우자나 나를 닮은 2세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본능인 것 같다. 나는 단 한 번도 나의 분신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이 없다. 아이 키우는 데에 드는 비용, 나의 경제적 여건과는 별개로 본능을 역행하려는 스스로에게 여러 차례 물음표를 던졌지만 고심해 봐도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을 어찌하리.
딱히 내 DNA를 세상에 남기고 싶지도 않다. 무슨 우수한 유전자라고 퍼트리나.
아이를 낳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행동이다
딩크라고 하면 흔히 듣는 개소리가 '이기적이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따져보면 아이를 낳는 행위는 태어날 아이를 위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아이에게 태어나고 싶냐고 선택권을 준 게 아니라 거칠게 말하면 강제로 세상에 끌어온 것이다. 낳고 싶으니까 만들어낸 거지. 어느 커뮤니티에 '낳음 당했다'는 말이 있던데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되더라.
세상에 강제로 소환했으니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 양육에 힘써야 한다. 부모는 양육의 의무, 책임이 있고 이는 어느 정도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면 부모는 경찰에게 잡혀간다.
양육의 의무는 언제까지일까? 흔히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로 쉽게 생각하는데 정답은 부모나 아이 중 하나가 생을 다할 때까지다. 죽을 때까지 자녀의 보육 의무와 책임을 져야만 하는데,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양육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오히려 반대로 이타적이고 책임감 넘치는 사람이어야 가능할 것 같다.
살다 보면 가치관이 변할 수도 있겠지만, 변할 것 같지가 않다. 사회에서 소수의 길을 걸으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바꿔줄 사건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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