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회사 동료 중 하나가 여기저기 돈을 빌려 달려달라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낮에는 별말 없다가도 밤에 연락해서 돈 빌려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유도 말 안 하고. 다른 데서 전해 듣기로는 엄마가 대장암이어서 돈이 부족해 빌리고 다닌다고 들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회사 동료 여럿에게 돈 빌려간 사람이 지난주에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윗선에서는 사직서를 반려했는데 책상 위에 사직서를 놓고 그날 이후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연락이 두절되었다. 이렇게 되니 돈을 빌려준 사람이 꽤 많았던 걸로 밝혀졌다. 회사, 대부업체, 직장동료들. 추산하기로 다 합치면 1억 원 가까이 될 것 같다.
엄마가 대장암이라니 안타까운 마음에 동료들은 몇십만원씩 빌려준 모양이다. 작게는 30만 원 빌려줬다는 사람, 80만 원 빌려준 사람, 같은 팀원은 따로 대출을 받아 2천만 원을 빌려줬다고 들었다. 이렇게 빌린 게 한두 명이 아니다 보니 합치면 몇 천만원은 족히 될 것 같다.
사채까지 끌어 쓴 모양인지 대부업체에서도 사무실로 계속 전화가 오는 모양이다.
게다가 회사대출까지 이용했다는데, 금액이 대략 3천만 원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윗선에서는 이 사태에 대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엔 가족이 암이어서 병원비를 메꾼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자식 입장에서 부모가 죽을병에 걸려 병원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나름의 상한선이 있을 것 아닌가. 과연 병원비가 사채를 쓸 정도로 많이 나올까? 보험 하나도 없다는 것도 의심스럽고 분담할 형제자매도 없는 걸까? 솔직히 말해서 엄마가 아프다는 건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자녀가 병으로 아프면 사채라고 쓰는 게 부모 마음이지만, 역으로 부모가 아프다고 해서 자식이 사채를 쓰지는 않는다.
부모나 다른 이유를 대며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주변이 있다면, 최대한 멀리하자. 멀리하긴 어렵더라도 최소한 돈거래는 하지 말자. 작은 돈이든 큰돈이든, 돈을 잃는 것보다는 사람 잃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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