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면접 본 결과가 나왔다. 결과 발표가 너무 빨라서 의심될 정도? 이직 경험이 많은 친구들이 지나치게 서두르는 회사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걱정은 나중에 하고 면접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본다. 이직 면접은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나도 몇 년에 한번 이력서 업데이트 하고 면접 가는 정도라서 이번 면접은 1년만인데 그때마다 느끼는 점이 다 다른 게 흥미로운 포인트다.
자기소개
헤드헌터 낀 채용이었기 때문에 면접 전날 헤드헌터와 사전인터뷰를 진행했었다. 30분 정도 진행될거라던 사전인터뷰는 헤헌이 열정이 넘치셨고 나도 궁금한 부분이 많았기에 1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헤드헌터의 어드바이스는 서두에 현재 재직 중인 회사소개와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면접관은 영업본부장 한명만 들어왔고 으레 면접이 그렇듯 자기소개 해달라고 하셔서 간단히 이름, 나이만 말하고 제 개인적인 프로필보다는 현재 회사와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 드리고 간단히 설명을 풀었다.
이직하려는 이유, 지원동기
자소서 작성할 때에도 그렇듯 이직사유, 지원동기 꾸미기가 가장 어려운 법이다. 지원하는 곳이 대기업이면 쓸 말이야 넘치고 넘치지만 알려지지도 않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동기는 정말 어렵다. 작은 회사는 검색해도 정보도 없다. 그나마 요즘은 AI가 있으니 자소서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꽤 최근까지는 지원동기 지어내기가 가장 난제였다.
나야 지원동기는 아주 확실했다. 현재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해서 매너리즘에 찌들어 있었고, 경기를 타는 업계인데 마침 하향, 침체사이클에 걸쳐 있었다. 연봉도 물가상승률 정도만 오르고 심지어 올해는 동결. 게다가 매일 일이 없어 너무 심심했다. 솔직히 일주일 중 절반은 월급루팡인 날이 많아 사양산업은 아닌가,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건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다. 헤드헌터에게 굳이 이런 부분을 꾸며낼 필요는 없다 여겨 솔직하게 말했는데 사양산업, 월급루팡이라는 단어는 쓰지 말라고 조언해 주었다. 음 옳은 말이다.
헤헌의 조언을 받들어뫼셔 지원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 같은 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해 해당 업무를 다 파악하고 있어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 현재 회사는 매출이 백억원 단위인데, 귀사는 천억원 단위여서 마음이 동했다
-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지원하게 되었다.
자기소개 들을 때에는 시큰둥해 보이던 면접관이 이 부분에서 타이핑을 열심히 하더라.

영어실력은?
요즘같은 시대에 외국어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나는 일본에서 살다 와서 일본어는 능숙하나 영어는 좀 약하다. 읽고 쓰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회화가 필요하다면 좀 문제가 있다. 영어 때문에 좋은 회사 이직을 못 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는 다행히 문서대응이 가능한 정도라면 괜찮다고 헤헌이 조언해 주었다. 서류 검토, 메일링 가능하면 문제 없다고.
이력서를 훑던 면접관이 영어는 어느 정도냐고 묻기에, 고객사가 동남아시아 국가가 더러 있어 계약서 검토, 납기 조율을 위한 메일 작성은 영어로 하고 있다고 답했더니 그정도면 되었다고 해서 안심했다. 행여나 영어로 질문 같은 거 했으면 난감했을 뻔했는데 다행이다.
면접관의 질문은 이 정도였다. 보통 경력직 이직 면접은 집요한 듯 집요하지 않은 척하며 꼬리를 잇는 질문을 하는 게 보통인데, 이번엔 나에 대한 질문이 너무 없어 되려 내가 당황스러웠다. 관심이 없다는 건 당연히 적신호이므로.
이 회사에 대해 내가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했다.
- 입사하게 되면 소속 부서의 인원은 몇 명인지?
- 영업부는 몇 명이며,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 사모펀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고용안정성이 불안하지는 않은지?
- 사모펀드에 보고하는 건 얼마나 중요한지?
- 주차공간은 여유가 있는지?
헤드헌터 통해서 호황인 업계인 것은 확인 하였으나 더블체크가 필요하여 알면서도 다시 물어보았다. 특히 사모펀드의 고용 안정성이 궁금했다. 내가 아는 한 사모펀드는 인수한 회사를 잘 키워서, 회계적으로 잘 꾸며서 다른 곳에 파는 것이 1순위 목표로 아는데, 팔게 되면 조직구성원의 고용은 어떻게 되는지, 불안한 점은 없는지가 궁금했다. 물론 고용은 100% 승계조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면접관의 답변이 5년간 회사를 키워서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오호. 그리고 걱정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하며 고용은 승계되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헤드헌터의 말로는 대기업에 인수되는 방법도 있고 사모펀드에서 일한 경력이 이래저래 잘 연이 닿으면 또 다른 기회가 열린다는 말을 해서 상당히 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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